휴먼 러닝은 무엇을 해왔는가?(2) 3줄 요약
1. 경제학에서 계량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재미를 느낌.
2. 머신러닝을 알게 되고, 공모전에 나가서 경험을 쌓음.
3. 취업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친구들과 창업의 이야기를 나눔.

Chapter. 4 스타트업

시작

나는 그날 토익 공부를 하고 있었다.
800점은 넘어야 이력서에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 당시 점수 = 735점)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를 하다가 친구들이 잠깐 얼굴을 보자는 말에 술을 한잔하러 갔다.
거기에는 나처럼 창업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있었는데, 한 친구는 창업을 시도하다가 피봇팅 방향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런저런 아이디어들을 던지다가, 한 친구가 스타일링 서비스는 어떠냐고 아이디어를 냈다.

스타일리스트들은 저임금에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있고, 소비자들은 의류 구매에 어려움을 느낀다.
이 둘을 이어서 플랫폼을 만들고, 나중에는 의류 브랜드도 입점시키면 좋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거기에 있던 친구들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을 했고, 그다음 날부터 스타트업은 시작되었다.

사무실 알아보기

여러 곳의 사무실을 찾아보았다.
어플로 사무실을 알아본 뒤, 괜찮아 보이는 곳을 뽑아 리스트를 추려 방문해보았다.
상봉역, 군자역, 성수역까지 총 5곳의 공유 오피스를 가보았고 그중에서 저렴하면서 좋은 상태의 사무실에 들어갔다.
성수라서 위치도 좋았다.
스타트업 시작부터 사무실에 들어갈 때까지 일주일 정도 걸렸다...

오피스가 많은 건물이었다....
4인실인데 커피 머신도 있고 꽤나 괜찮은 사무실, 멀리 롯데타워도 보인다.
갬성뷰 ^^*

내가 했던 일 : 1. 상품 추천을 위한 수집 데이터, 모델 선정

나는 여기서 AI 리서처를 했다.(?)
말만 거창하지 추천 시스템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수학도 리서처들보다 엄청 못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초기에 문제가 없을 만큼 추천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그다음은 고도화는 내가 공부를 더 해서 하거나 누군가 와서 해주겠지?"
이런 생각으로 추천 시스템에 대해서 공부를 했다.

고도화 과정에서 문제가 없으려면 모아놓은 데이터가 문제가 없어야한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실 추천 시스템보다는 수집 데이터를 선정하는데 공을 들였다.

책임감이 강한 나로서는 나때문에 팀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 이때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았다.
내가 능력 이상의 일을 맡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결과를 만들긴 하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정말로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냐 물어보면, 난 이때라고 바로 이야기할 수 있다.

여기서 수집 데이터는 이야기하고 싶지만 나 말고 다른 친구들이 진행 중인 스타트업이라서 언급은 하지 않겠다.

서비스의 초반에는 이용자도 많이 없고, 추천할 상품들도 많이 없을 것이라 생각해 고객 데이터 기반 추천과 Contents based filtering이 잘 작동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 이후에 어느 정도 상품과 고객이 생기고 행동 데이터가 많아지고 나서는, 카테고리컬한 데이터가 많은 특성을 고려하여 FFM으로 추천할 생각을 했다.

그 이상의 딥러닝 기법들은 MAU를 고려했을 때 도입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잘 모르기도 한다...)
이 모델들은 로컬에서 학습시킨 뒤, AWS EC2에 모델만 올려 예측만 시키게 만들거나 배포에 문제가 생긴다면 Sagemaker를 이용하여 학습 및 배포를 시키려고 했다.
만약에 추천에 정말 실패했을 경우, AWS의 Personalize를 사용하려 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되게 간단해 보이는데, 아예 개념이 없는 상태라 정말 애를 먹었다.
저 생각을 하는데 2달 정도 걸렸다.....

한 가지 모델을 배우려면 수학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데이터에 실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때는 고객은커녕 어플도 없었고, 실험할 것이 없었다.
그래서 Recsys 대회에 나왔던 문제들 중에서 커머셜 데이터를 자주 사용했었다.
그래도 그 데이터는 우리 데이터가 아니고 내가 쓰려는 피쳐들과는 아예 다르고 고객도 다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어 보였다.
그냥 답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추천 시스템에 대해서는 위처럼 계획을 세워 놓고, 새로운 할 일을 찾았다.

내가 했던 일 : 2. App 프론트 엔드 개발 및 Web MVP 모델을 위한 프론트 백엔드 서버 구축

App 프론트 엔드 개발

추천 시스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는데, App 프론트엔드를 만들면서는 좀 괜찮아졌다.
어도비로 시안을 그려오면 내가 Reactnative로 옮겼다.

처음에 자바스크립트를 배우면서, 이 언어는 정말 파이썬이랑 너무 다르다고 생각이 들었다.
파이썬은 위에서 아래로 순서대로 실행되는 반면, 자바스크립트는 한 번에 실행이 된다.
그래서 위에서 변수를 할당해도 밑에 있는 코드가 동시에 실행되어 값이 비었다고 에러가 나는 경우가 있다.
이 특성을 비동기라고 하던데, 아직도 난 이해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리액트 네이티브로 화면을 만들기에는 어렵지 않은 작업이었다.
코딩으로 그림을 그리는 느낌이었다.
(물론 100프로 어도비와 똑같은 그림이어야 하지만)

Web MVP 모델을 위한 프론트 백엔드 서버 구축

[성동-HYU 예비 창업 패키지]에서 발표심사를 받기 전에 MVP 테스트를 진행해야 했고, 내가 개발에 관한 모든 과정을 맡아서 진행했다.
프론트엔드는 리액트로 만들었고, 백엔드는 AWS의 EC2와 RDS의 조합으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AWS는 스타트업을 하는 데 있어서, 없으면 안 될 요소라는 것을 몸소 느꼈다.
그리고 UI/UX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였다.
전에 빅콘테스트 공모전 POC에서 만든 어플 화면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내가 만든 화면이 아니라서 이런 말은 사실 하면 안 된다.....)

(좌) 빅콘테스트 POC 어플 화면 (우 2개) 리액트로 만든 웹 화면


저 화면 하나를 만드는데 글자도 이것저것 써보고, 위치도 여기저기 바꿔보았다.
상품에 대한 정보의 수도 줄여보고, 늘여도 보고, 글자 크기도 바꿔보고 여러 가지를 하였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경험으로 다가올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고객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을 느꼈었다.
이후에 이 계기로 그로스 해킹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고객들이 들어오면 그로스 해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성동 HYU 예비 창업 패키지] 선정

예비 창업 패키지가 안됐으면 시간을 좀 버렸네 싶었을 텐데, 그래도 선정이 되어서 아예 가능성 없는 일을 하지는 않았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패키지가 되던 말던, 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고객층에 대한 의심, 스타일리스트에 대한 의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의 나 자신에 대한 의심이 이유였다.

좋은 경험이었다.
재미난 생각들을 현실로 옮기려는 시도였고,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나는 스타트업에 남아야 할 사람이고, 아직은 공부할 것이 많다는 것이다.
라는 것이다.

버는 돈 없이 내가 가진 돈을 다 쓰면서도 세상에 필요하다고 생각한 서비스를 새벽부터 밤까지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거웠고,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 이후

휴식기를 가졌다.
여행도 다녀오고, 그냥 누워있기도 했다.
스타트업을 할 때 바쁘게 살아서인지, 뭔가 좀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쉬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제 쉬는 것도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 공부를 시작했다.
통계 공부도 다시하고, 계량 공부도 하고, 모델링도 보는 중이다.
SQL도 공부하고, 개인 프로젝트도 하나 할 예정이다.
(바빠 보이는데, 조금씩 하고 있어서 안 바쁘다.)

그리고 4-2학기를 다니고 졸업을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스타트업에서 데이터를 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누가 이 글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읽었다면 내 20살부터 27살까지의 인생을 보았다.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다음에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쓸 때쯤에는 난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지금보다 더 멀리 나아갔기를 바랄 뿐이다.

20~27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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